짜장면 한 그릇에 1000원! '혜자' 넘어 '신'의 경지?

 고물가 시대, 대구에 등장한 '1000원 짜장면'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믿기 힘든 가격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치솟는 외식 물가 속에서 짜장면 한 그릇을 단돈 1000원에 판매하는 중국집이 문을 열자, 네티즌들은 경악과 찬사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원가 이하의 파격적인 가격 책정이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대구에서 문을 연 이 중국집은 소셜미디어에 방문 후기가 쏟아지며 순식간에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십수 년 전에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1000원짜리 짜장면을 필두로, 짜장면 곱빼기는 2000원, 왕곱빼기는 3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자랑한다. 탕수육은 소자 5000원, 대자 8000원이며, 군만두 8개는 2000원, 계절 메뉴인 중화우동은 3500원이다. 특히 이 가게가 대구 최대 유동 인구를 자랑하는 반월당역 인근 지하상가에 위치해 임대료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격에 대한 놀라움을 더욱 증폭시킨다.

 

유튜브 채널 '샤니파파'(구독자 8만명)와 '평추 맛집'(구독자 2만명) 등 대구 지역 맛집 유튜버들은 오픈 첫날부터 이 식당을 찾아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다", "짜장라면도 1000원 넘어가는 시대에 이 맛은 감동"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상에는 1000원 짜장면 소문을 듣고 몰려든 시민들로 가게가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이 담겨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화제의 중심에 선 업주는 샤니파파 영상 댓글을 통해 "20년 전부터 1000원에 판매했다. 전 장사꾼이 아니라 사업하는 사람이다. 큰 욕심 없이 열심히 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과거 방송에 출연해 "힘이 닿는 한 1000원 짜장면을 고집하겠다"고 말했던 그의 인터뷰도 재조명되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1000원 짜장면을 아무 때나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료 소진 시 영업을 종료하며, 오전 10시 오픈해 오후 1시경 문을 닫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네티즌은 "사장님이 신장 투석 중이시고 몸이 많이 안 좋으신 듯하다. 마지막 남은 시간 좋아하는 일 하다 가고 싶다 하셔서 베푸는 느낌으로 재오픈한 것"이라며, 새벽 4시부터 혼자 준비하는 사장의 건강 문제로 인해 제한된 운영이 불가피함을 전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사장님 복 받으실 것", "본인보다 손님을 더 생각하는 분", "밑지고 파시는 것 같다. 이런 집은 문 안 닫도록 많이 팔아줘야 한다"며 응원과 찬사를 보냈다. 반면, 일부 자영업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 중식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는 "주변 업장은 생각 안 하나", "같은 업종 종사자로서 좀 그렇다", "다른 집에 피해 주는 일", "중식인들 다 바보 만드는 것"이라며 1000원 짜장면이 업계 전체의 가격 질서를 흔들고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1000원 짜장면을 둘러싼 찬사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며, 고물가 시대 속 소비자와 자영업자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