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좀먹던 '중국산 마약' 펜타닐, 트럼프의 관세 장벽을 허물다
미국과 중국 간의 팽팽한 무역 전쟁 국면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끌어낸 합의에 따라,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대중국 관세의 일부를 인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조치의 핵심은 그동안 '펜타닐 관세'로 불리며 중국산 제품에 20%의 고율로 부과되던 징벌적 관세를 10%로 대폭 낮추는 것이다. 이로써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과하는 전체 관세율은 기존 57%에서 47%로 10%포인트 인하되어, 살얼음판을 걷던 양국 관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이번 관세 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의 기술'이 여실히 드러난 결과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 직후부터 미국 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합성마약 '펜타닐'의 유입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근거로 2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해왔다. 강력한 압박 카드를 먼저 꺼내 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펜타닐 및 그 원료 물질의 대미 유입을 차단하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결국 미국은 중국의 구체적인 협력 약속을 얻어내는 실리를 챙긴 뒤, 그에 대한 보상으로 관세 인하라는 '선물'을 안겨주며 양국의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펜타닐 관세 인하 외에도, 양국이 전면전으로 치닫던 무역 전쟁의 '휴전'을 1년 더 연장하는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었다. 앞서 양국은 서로 100%가 넘는 살인적인 관세를 주고받으며 세계 경제를 위협했으나, 지난 5월 제네바 고위급 회담을 통해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125%에 달하던 추가 관세 중 91%는 즉각 철회하고, 나머지 24%는 90일간 부과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지난 8월 한 차례 더 90일 연장을 거쳤고, 이번 정상회담 합의를 통해 휴전 기간을 1년 더 추가로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는 양국이 파국적인 정면충돌보다는 안정적인 갈등 관리를 선호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단순한 관세율 조정을 넘어, 예측 불가능성으로 가득했던 미중 관계가 당분간 대화와 협상의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탄이다. '펜타닐'이라는 구체적인 현안을 고리로 상대의 양보를 얻어내고, 그 대가로 관세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전면적인 무역 전쟁의 위험을 1년간 동결시킨 것이다. 물론 양국 간의 근본적인 패권 경쟁과 구조적 갈등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1년간은 세계 경제가 미중 무역 전쟁이라는 가장 큰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