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쓰레기" 막말 투수, MLB→마이너 전전하다 결국 도미니카 리그로
한화 이글스 팬들에게 '역사상 최악의 외국인 선수'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긴 버치 스미스가 선수 생활의 기로에서 중남미 무대의 문을 두드린다. 도미니카공화국 프로야구 리그(LIDOM)의 아길라스 시바에냐스 구단은 10일, 버치 스미스와 로버트 스탁을 동시에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탁 역시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뛴 경험이 있어 국내 팬들에게 낯설지 않은 이름이지만, 특히 주목받는 것은 단 한 경기에 등판한 뒤 한국을 "쓰레기 나라"라고 비하하는 막말을 남기고 떠났던 스미스의 행보다. 그의 이번 도미니카 리그행은 화려한 재기가 아닌, 벼랑 끝에 몰린 선수의 마지막 몸부림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스미스와 한화의 악연은 2023시즌을 앞두고 시작됐다. 한화는 총액 10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하며 그에게 '1선발'의 중책을 맡겼지만, 이는 구단 역사상 최악의 계약으로 귀결됐다. 잦은 부상 경력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월 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3회를 채우지 못하고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검진 결과는 투구에 큰 지장이 없는 미세한 근육 손상이었으나, 스미스는 더 이상의 등판을 거부했고 결국 한화는 한 달도 되지 않아 방출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SNS를 통해 팬들의 비판에 "쓰레기 나라에서 잘 지내라"는 망언으로 응수하며 한국 야구계 전체에 큰 상처를 남기고 떠났다.

한국을 떠난 직후 스미스는 마이애미 말린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거치며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는 데는 성공했다. 50경기에 등판해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재기에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고질적인 부상이 또다시 그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재계약에 실패했다. 올 시즌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마이너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재도전을 노렸지만, 트리플A 무대에서 19경기 평균자책점 7.08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7월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수개월간 무적 신세로 전전하던 그는 결국 아시아와 북미 무대에서 모두 자리를 잃고 도미니카에서 선수 생활 연장의 기회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한편, 스미스와 함께 아길라스 유니폼을 입게 된 스탁 역시 KBO리그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돌아간 사례다. 2022시즌 두산의 선발진 한 축을 담당했지만, 불안한 제구와 이닝 소화 능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빅리그 무대를 다시 밟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내야 했다. 흥미롭게도 아길라스 구단은 과거 최향남, 강정호 등 KBO와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 거쳐 간 곳이기도 하다. 한때는 더 큰 무대를 꿈꿨던 두 투수가 이제는 재기를 위해 중남미에서 다시 만나게 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