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큰 별 지다…안성기 빈소에 흐르는 통곡과 침묵
'국민 배우' 안성기가 영면에 들자 대한민국 영화계가 깊은 슬픔에 잠겼다. 5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동료와 선후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한국 영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거목의 마지막을 애도했다. 아내 오소영 씨와 두 아들이 상주로 이름을 올린 빈소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고, 고인의 영정 사진 속 온화한 미소는 남은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고인의 장례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의 영화인장으로 엄수되며, 한국 영화계 전체가 한마음으로 큰 별의 퇴장을 지켜보고 있다.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후배 이정재에 이어, 고인과 60년 우정을 나눈 '가왕' 조용필이 비통한 심정으로 조문했다. 중학교 동창이자 연예계의 소문난 죽마고우였던 그는 투어 중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힘든 상황에서도 친구의 비보를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조용필은 "지난번에 완쾌했다고, '용필아 나 다 나았어'라고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돼서 너무나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참 좋은 친구였다. 같은 반 짝꿍이었고, 집도 비슷해 같이 걸어 다녔던 옛날 생각이 난다"고 추억하며 "아직 하고 싶은 게 굉장히 많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조용필은 먼저 떠난 친구를 향해 "위에 가서라도 남은 연기 생활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제 친구이기도 하지만, 영화계에 큰 별이지 않나. 이제 편안히 쉬라고, '성기야 또 만나자'고 얘기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영화계 '영원한 콤비'로 불렸던 배우 박중훈 역시 거장 임권택 감독을 부축하고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디오스타' 등 수많은 작품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진심으로 존경하는 선배님이자 한 사람으로서도 참 존경하는 분이 떠나시게 돼서 많이 슬프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30년 동안 선배님과 같이 영화를 찍었다는 것도 행운이지만, 그런 인격자분과 함께하며 좋은 영향을 받은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인을 기렸다. 박중훈은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먹먹한 마음을 전한 뒤, "선배님이 영화계에 끼친 영향과 동료들에게 주신 사랑을 잊지 않고 잘 간직하겠다. 관객 여러분들께서도 저희 안성기 선배님을 영원히 기억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고인의 마지막 길에는 영화계의 애도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생전 한솥밥을 먹었던 후배 이정재는 정우성과 함께 운구를 맡아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영화 '태백산맥'에서 호흡을 맞춘 신현준, '라디오스타'를 함께 만든 이준익 감독 등 수많은 영화인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인은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입원 엿새 만인 5일 오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74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한국 영화의 역사 그 자체였던 고 안성기, 그의 빛나는 업적과 따뜻했던 인품은 팬들과 동료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